인공지능(AI)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어렵고 복잡한 수학 공식, 나와는 상관없는 먼 미래의 기술, 어쩌면 내 일자리를 위협할지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 이런 감정들이 먼저 떠오를지도 모릅니다.
마치 처음 자전거를 배우던 어린 시절처럼, 넘어질까 봐 두려운 마음이 앞서는 것은 지극히 당연합니다.
하지만 AI는 사실 그렇게 차갑고 어려운 존재가 아닙니다. 오히려 세상을 배우고 싶어 하는 호기심 많은 아기와 더 가깝습니다.
이 아기는 수많은 그림책(데이터)을 보면서 고양이와 강아지를 구분하는 법을 배우고, 우리가 들려주는 이야기(명령)를 들으며 대화하는 법을 익힙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떠날 여행은, 바로 이 똑똑한 아기가 세상을 배우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 그 비밀스러운 학습 과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배치 경사 하강법’이라는 낯선 이름에 미리 겁먹지 마세요. 거대한 산을 가장 안전하고 빠르게 내려오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일 뿐이니까요.
이 글을 다 읽고 나면, AI가 어떻게 실수를 줄여나가며 정답을 찾아가는지, 그 영리한 학습의 비밀을 내 손으로 직접 만지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될 겁니다.
더 이상 AI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줄 든든한 동반자로 느껴질 것입니다. 자, 이제 AI 학습의 비밀을 향한 첫걸음을 함께 내디뎌 볼까요?
AI는 어떻게 스스로 똑똑해지나요?
AI가 학습한다는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요?
마치 우리가 시험공부를 하고 정답을 맞혀가며 실력을 쌓는 과정과 아주 비슷합니다.
AI에게 ‘이 사진은 고양이’라고 알려주면, AI는 나름의 방법으로 사진의 특징을 분석해 정답을 예측합니다.
물론 처음에는 엉뚱하게 ‘강아지’라고 대답할 수도 있겠죠. 이것이 바로 AI의 ‘실수’입니다.
AI 학습의 핵심은 이 실수를 점차 줄여나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여기 아주 거대하고 안개가 자욱한 산이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우리의 목표는 산의 가장 낮은 지점, 즉 골짜기의 맨 바닥을 찾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곳이 바로 AI의 실수가 가장 적어지는 ‘정답’의 위치이기 때문입니다.
이 산에서 ‘높이’는 ‘실수의 크기(오차)’를 의미합니다. 현재 위치가 높을수록 정답에서 멀고, 실수가 크다는 뜻이죠.
반대로 낮아질수록 정답에 가깝고, 실수가 작아진다는 의미입니다.
AI는 이 산 정상 어딘가에서 눈을 가린 채 출발합니다.
눈을 가렸으니 어디가 가장 낮은 곳인지 한눈에 알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골짜기 바닥까지 안전하게 내려갈 수 있을까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지금 서 있는 위치에서 발을 딛고 있는 땅의 기울기를 직접 느껴보는 것입니다.
동서남북 모든 방향을 더듬어 땅이 어디로 기울어져 있는지 확인합니다.
그리고 가장 가파른 내리막 방향으로 딱 한 걸음만 내딛는 거죠.
이것이 바로 ‘경사 하강법’의 기본 원리입니다.
‘경사’를 따라 ‘하강’하며 정답을 찾아가는 방법이라는 뜻입니다.
AI는 끊임없이 현재 위치에서 실수가 가장 크게 줄어드는 방향을 계산합니다.
그리고 그 방향으로 조금씩 이동하며 정답에 점차 다가갑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수만, 수억 번의 발걸음을 옮기며 마침내 산의 가장 낮은 곳에 도달하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정보를 가지고’ 다음 발걸음을 결정하느냐입니다.
산 전체의 지도를 다 보고 신중하게 한 걸음을 뗄 것인가?
아니면 눈앞에 보이는 한 뼘의 정보만 믿고 성급히 움직일 것인가?
혹은 작은 탐험대와 함께 의논하며 나아갈 것인가?
이 ‘정보의 묶음’을 기술 용어로 ‘배치’라고 부릅니다.
이 배치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AI의 학습 속도와 정확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말하자면, AI의 성격과 학습 스타일이 결정되는 아주 중요한 순간인 셈이죠.
이제부터 우리는 이 세 가지 다른 스타일의 등산가들이 어떻게 산을 내려가는지, 그 여정을 함께 따라가 볼 것입니다.
각 등산가의 장점과 단점을 알게 되면, 어떤 상황에서 어떤 등산가를 보내야 할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될 겁니다.
이것이 바로 복잡하게만 보였던 AI 학습법의 핵심입니다.
어렵지 않죠? AI는 그저 정답을 향해 가장 효율적으로 산을 내려가고 싶은 똑똑한 등산가일 뿐입니다.
우리는 그 등산가에게 가장 좋은 등산화와 지도를 쥐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고요.
자, 그럼 첫 번째 등산가를 만나러 가볼까요? 아주 신중하고 완벽주의적인 성격의 소유자랍니다.
산을 내려가는 가장 확실한 방법, 하지만 너무 느리다면?
첫 번째 등산가는 ‘전체 배치 경사 하강법’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주 신중한 완벽주의자입니다.
이 등산가는 실수를 극도로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단 한 걸음을 내딛기 전에,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합니다.
비유하자면, 거대한 군대를 이끄는 장군과 같습니다.
장군은 다음 진격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모든 부대원에게 현재 위치와 주변 지형에 대한 보고를 받습니다.
수만 명의 병사가 보내온 보고서를 전부 취합하고, 그 모든 정보를 평균 내어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단 하나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그리고 그 방향으로 군대 전체가 딱 한 걸음만 움직입니다.
AI 학습에 이 비유를 적용해 볼까요?
AI에게 주어진 수백만 장의 고양이 사진 데이터가 바로 장군의 병사들입니다.
이 ‘전체 배치’ 방식은 다음 학습 방향을 정하기 위해, 수백만 장의 사진을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확인합니다.
각 사진이 알려주는 ‘정답으로 가는 길’에 대한 힌트를 모두 모읍니다.
그리고 그 모든 힌트를 종합하여 가장 이상적인 평균 방향을 계산해냅니다.
그런 다음, AI의 지식을 아주 조금, 단 한 단계만 업데이트합니다.
이 방법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안정성’과 ‘정확성’입니다.
모든 병사의 목소리를 들었으니, 특정 병사 몇몇의 잘못된 정보에 휘둘릴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그 결과, 산을 내려가는 발걸음은 매우 부드럽고 안정적입니다.
마치 잘 닦인 도로를 따라 미끄러지듯, 최저점을 향해 꾸준하고 우직하게 나아갑니다.
길을 잘못 들거나 이리저리 헤맬 확률이 지극히 낮습니다. 목표 지점까지 가장 정석적인 경로로 움직이는 모범생과도 같습니다.
하지만 이 완벽주의 전략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숨어 있습니다.
바로 ‘속도’입니다.
수만 명의 병사에게 일일이 보고를 받고, 그 모든 정보를 취합하는 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까요?
단 한 걸음을 떼기 위해, 하염없이 기다려야만 합니다.
AI 학습도 마찬가지입니다. 데이터가 수백만, 수천만 개라면 어떨까요?
그 모든 데이터를 한 번 훑어보는 데만 해도 엄청난 시간이 소요됩니다. 한 걸음 나아가는 데 하루가 꼬박 걸릴 수도 있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메모리’입니다.
모든 병사의 보고서를 한 번에 펼쳐놓고 분석하려면 아주 거대한 책상이 필요하겠죠?
컴퓨터의 메모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데이터를 한 번에 기억 공간에 올려놓아야 하므로, 데이터가 조금만 커져도 컴퓨터가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마치 작은 가방에 도서관의 모든 책을 담으려는 무모한 시도와 같습니다.
그래서 이 신중한 장군님은 요즘처럼 데이터가 넘쳐나는 시대에는 활약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데이터가 아주 적고 컴퓨터 성능이 충분하며, 조금 느리더라도 가장 안정적인 길을 찾아야만 하는 특별한 상황에서만 가끔씩 모습을 드러낼 뿐입니다.
산을 내려가는 가장 확실한 길이기는 하지만, 그 길이 완성될 때쯤이면 이미 해가 저물어 버릴지도 모르는 방법인 셈이죠.
느리고 답답한 이 장군님을 보고 있자니, 성격 급한 누군가가 나타날 때가 된 것 같지 않나요?
이제 정반대 성격을 가진 두 번째 등산가를 만나보겠습니다. 그는 아마 장군님의 답답한 속도를 견디지 못할 겁니다.
한 사람의 말만 듣고 성급하게 움직이는 AI?
두 번째 등산가는 ‘확률적 경사 하강법’이라는, 아주 성격이 급하고 즉흥적인 탐험가입니다.
이 탐험가는 기다리는 것을 세상에서 가장 싫어합니다.
완벽한 계획보다는 빠른 실행을 훨씬 중요하게 생각하죠.
앞서 만난 신중한 장군님과는 모든 면에서 정반대의 성격을 가졌습니다.
이 탐험가는 산을 내려가기 위해 모든 사람의 의견을 듣지 않습니다.
그저 길에서 마주친 단 한 명의 현지인에게 길을 묻고, 그 사람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곧바로 그 방향으로 달려갑니다.
그리고 또 다른 현지인을 만나면, 방금 들었던 정보는 까맣게 잊고 새로 만난 사람의 말만 듣고 또 방향을 바꿉니다.
AI 학습에서 이 탐험가는 어떻게 행동할까요?
수백만 장의 고양이 사진 데이터 중에서 딱 한 장만 무작위로 뽑아 듭니다.
그리고 그 사진 한 장이 알려주는 정보만으로 AI의 지식을 즉시 업데이트해 버립니다.
전체 데이터를 다 훑어보는 데 하루가 걸렸던 장군님과 달리, 이 탐험가는 눈 깜짝할 사이에 한 걸음을 내딛습니다.
이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속도’입니다.
학습 속도가 이전 방식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릅니다.
한 번에 하나의 데이터만 처리하면 되니, 컴퓨터 메모리도 거의 필요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데이터가 산더미처럼 많아도 걱정 없습니다. 마치 가벼운 배낭 하나만 메고 산을 뛰어 내려가는 자유로운 영혼과 같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성급한 결정에는 어떤 위험이 따를까요?
바로 ‘불안정성’입니다.
만약 우연히 만난 현지인이 길을 잘못 알려주면 어떻게 될까요?
탐험가는 아무 의심 없이 엉뚱한 방향으로 한참을 달려가게 됩니다.
데이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수많은 고양이 사진 중에는 약간 강아지처럼 보이는 특이한 고양이 사진도 있을 수 있습니다.
만약 AI가 우연히 이 사진 하나만 보고 학습한다면, ‘고양이는 이렇게 생겼구나’하고 순간적으로 잘못된 지식을 갖게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탐험가의 경로는 매우 불안정하고 시끄럽습니다.
산을 내려가는 모습이 마치 술에 취한 사람처럼 이리저리 비틀거리는 모양새입니다.
골짜기를 향해 곧장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왼쪽으로 갔다가 오른쪽으로 갔다가, 심지어는 잠시 오르막길을 오르기도 합니다.
이러한 불안정성은 때로는 단점이 되기도 하지만, 의외의 장점을 낳기도 합니다.
산에는 가장 낮은 골짜기(전역 최적해, Global Minimum) 말고도, 움푹 파인 작은 웅덩이(지역 최적해, Local Minimum)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신중한 장군님은 이런 작은 웅덩이에 한번 빠지면, 거기가 가장 낮은 곳인 줄 알고 안주해 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성급한 탐험가는 워낙 정신없이 비틀거리기 때문에, 이런 작은 웅덩이에 빠지더라도 금방 뛰쳐나와 더 낮은 곳을 향한 여정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방법은 매우 빠르고 효율적이지만, 최종 목적지에 정확하게 도착하지 못하고 주변을 계속 맴돌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너무 신중해서 답답했던 장군님, 그리고 너무 성급해서 불안한 탐험가.
두 사람의 장점만 쏙 빼닮은, 현명한 리더는 없을까요?
이제 마지막 세 번째 등산가를 만나볼 시간입니다. 그는 아마 우리에게 가장 현실적인 해답을 제시해 줄 겁니다.
현명한 팀장의 선택, 모두의 지혜를 빌리는 방법은 없나요?
마지막 등산가는 ‘미니배치 경사 하강법’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주 현명하고 실용적인 팀장입니다.
이 팀장은 신중한 장군님의 완벽주의와 성급한 탐험가의 무모함, 그 사이에서 완벽한 균형점을 찾으려 노력합니다.
그는 혼자 모든 것을 결정하지도, 단 한 명의 말에 휘둘리지도 않습니다.
대신, 신뢰할 수 있는 소수의 정예 팀원을 꾸려 함께 나아갑니다.
산을 내려가기 전에, 이 팀장은 전체 군대를 동원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정찰병 한 명만 덜렁 보내지도 않습니다.
대신 10명에서 100명 사이의 작은 분대(미니배치)를 구성하여 정찰을 보냅니다.
그리고 이 분대원들의 보고를 종합하여 다음 행선지를 결정합니다.
AI 학습에서는 이 팀장이 어떻게 일할까요?
수백만 장의 사진 데이터 전체를 보지도, 딱 한 장만 보지도 않습니다.
대신, 32장, 64장, 128장처럼 적당한 크기의 묶음(미니배치)으로 데이터를 나눕니다.
그리고 한 번에 한 묶음씩 데이터를 처리하여 AI의 지식을 업데이트합니다.
이 방법은 앞선 두 방법의 장점을 절묘하게 결합합니다.
우선, ‘속도’가 빠릅니다.
전체 데이터를 보는 것보다 훨씬 적은 양의 데이터만 처리하기 때문에, 신중한 장군님보다 월등히 빠르게 다음 걸음을 내디딜 수 있습니다.
물론 탐험가처럼 즉각적이진 않지만, 충분히 경쾌하고 효율적인 속도입니다.
동시에, ‘안정성’도 확보합니다.
한 장의 사진만 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 장의 사진(팀원들의 의견)을 종합하기 때문에, 한두 개의 특이한 데이터에 쉽게 속지 않습니다.
성급한 탐험가처럼 심하게 비틀거리지 않고, 비교적 안정적인 경로로 산을 내려갑니다.
전체 배치의 부드러운 경로와 확률적 경사 하강법의 빠른 속도 사이, 그 황금 같은 균형점을 찾아낸 것입니다.
메모리 문제에서도 자유롭습니다.
컴퓨터는 한 번에 작은 묶음의 데이터만 기억하면 되므로, 아무리 큰 데이터라도 무리 없이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압도적인 장점들 덕분에, 오늘날 우리가 만나는 대부분의 AI는 바로 이 ‘미니배치’ 방식을 사용하여 학습합니다.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효율적이며, 가장 균형 잡힌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뛰어난 팀장이 팀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여 최선의 결정을 내리고,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모습과 닮았습니다.
하지만 이 팀장에게도 작은 고민은 있습니다.
바로 ‘팀을 몇 명으로 구성해야 하는가?’하는 문제입니다.
이 팀원의 수, 즉 미니배치의 크기를 얼마로 정하느냐에 따라 학습의 성격이 미묘하게 달라집니다.
배치 크기가 너무 작으면 성급한 탐험가를 닮아가고, 너무 크면 신중한 장군님을 닮아갑니다.
그래서 AI를 개발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문제에 가장 적합한 최적의 배치 크기를 찾는 실험을 끊임없이 수행합니다.
마치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해 우리 팀에 몇 명의 팀원이 필요한지 고민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이제 우리는 세 명의 등산가를 모두 만나보았습니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죠? 그렇다면 이제 가장 중요한 질문이 남았습니다.
어떤 상황에 어떤 등산가를 보내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일까요?
그래서, 제 AI에게는 어떤 스승님이 가장 좋을까요?
이제 우리는 세 명의 개성 넘치는 스승님, 즉 세 가지 학습 방법을 모두 알게 되었습니다.
신중한 완벽주의자 ‘전체 배치’.
성급한 행동주의자 ‘확률적 경사 하강법’.
균형 잡힌 현실주의자 ‘미니배치’.
그렇다면 내가 만들고 싶은 AI에게는 어떤 스승님을 붙여주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정답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입니다. 마치 우리가 문제를 해결할 때, 때로는 신중하게, 때로는 과감하게 접근해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선택의 기준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기준: 데이터의 크기
만약 우리가 가진 데이터가 아주 작고 소중하다면, 예를 들어 수천 개 미만이라면 어떨까요?
이런 경우에는 신중한 ‘전체 배치’ 스승님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데이터가 작으니 모든 데이터를 한 번에 처리해도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고, 메모리 부담도 적습니다.
오히려 적은 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하여 가장 안정적인 길을 찾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다루는 데이터가 수백만, 수억 개에 달하는 거대한 ‘빅데이터’라면 어떨까요?
이때 ‘전체 배치’ 스승님을 부르는 것은 재앙에 가깝습니다.
한 걸음 떼는 데 몇 날 며칠이 걸릴지 모르고, 컴퓨터는 비명을 지를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무조건 ‘확률적’이거나 ‘미니배치’ 스승님을 선택해야 합니다.
두 번째 기준: 학습의 안정성과 목표
우리가 만드는 AI가 아주 정밀하고, 예측 결과의 편차가 적어야 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았다면 어떨까요?
예를 들어, 의료 영상을 판독하여 아주 미세한 암세포를 찾아내는 AI를 만든다고 상상해 보세요.
이런 경우에는 학습 과정이 다소 불안정하더라도, 작은 웅덩이(지역 최적해)에 빠지지 않고 가장 깊은 골짜기(전역 최적해)를 찾아낼 가능성이 있는 ‘확률적’ 또는 ‘미니배치’ 방식이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반면, ‘전체 배치’ 방식은 너무 안정적이어서 한번 웅덩이에 빠지면 헤어 나오지 못할 위험이 있습니다.
세 번째 기준: 컴퓨터의 성능
우리가 가진 컴퓨터의 메모리가 아주 넉넉하고 성능이 뛰어나다면, 조금 더 큰 ‘미니배치’ 크기를 선택하여 안정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마치 더 큰 회의실에서 더 많은 팀원과 함께 의논하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개인용 노트북처럼 자원이 한정적이라면, 작은 ‘미니배치’나 ‘확률적’ 방식을 선택하여 메모리 부담을 줄여야 합니다.
정리해 볼까요?
데이터가 아주 작고 안정성이 중요하다면: ‘전체 배치’
데이터가 거대하고 빠른 학습이 필요하다면: ‘확률적’ 또는 ‘미니배치’
대부분의 현대적인 문제 상황에서는: ‘미니배치’가 거의 항상 표준적인 정답으로 통합니다.
속도와 안정성의 균형을 가장 잘 맞추기 때문입니다.
결국 AI에게 알맞은 스승님을 찾아주는 과정은, 주어진 환경과 문제의 성격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이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현명한 판단과 선택의 문제인 셈이죠.
우리는 각 방법의 장단점을 이해함으로써, 우리 AI가 가장 멋지게 성장할 수 있는 최고의 교육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데이터가 산더미처럼 많을 땐 어떻게 하죠?
우리는 지금 데이터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사진, 동영상, 글, 그리고 수많은 기록들.
이런 산더미 같은 데이터를 AI에게 먹여 똑똑하게 만들고 싶을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이미 명확해졌습니다.
신중한 장군님, 즉 ‘전체 배치’ 방식은 가장 먼저 선택지에서 제외됩니다.
장군님은 모든 병사의 보고를 받아야만 움직일 수 있습니다.
병사의 수가 수십억이라면, 보고를 받는 데만 수년이 걸릴지도 모릅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전략이죠.
이제 남은 선택지는 성급한 탐험가 ‘확률적 경사 하강법’과 현명한 팀장 ‘미니배치’입니다.
빅데이터 환경에서 이 둘은 눈부신 활약을 펼칩니다.
먼저 ‘확률적 경사 하강법’을 생각해 봅시다.
데이터가 아무리 많아도 SGD는 전혀 겁먹지 않습니다. 어차피 한 번에 딱 하나의 데이터만 보기 때문입니다.
데이터의 전체 크기는 그의 속도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이것은 엄청난 장점입니다.
특히,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계속해서 추가되는 상황을 상상해 보세요.
예를 들어, 사용자의 행동을 바로바로 학습해서 추천 상품을 보여주는 시스템을 만든다고 해봅시다.
새로운 데이터가 들어올 때마다 전체 데이터를 다시 학습시킬 수는 없습니다.
이때 SGD는 새로 들어온 데이터 하나만 가지고도 즉시 학습하고 모델을 업데이트할 수 있습니다. 이를 ‘온라인 학습’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SGD의 시끄러운 발걸음, 즉 높은 변동성은 여전히 문제입니다.
그래서 현명한 팀장 ‘미니배치’가 다시 한번 해결사로 등장합니다.
미니배치는 빅데이터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작게 쪼개서 처리합니다.
예를 들어, 1억 개의 데이터가 있다면, 100개씩 묶어서 100만 번의 학습을 진행하는 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전체 데이터를 한 번에 처리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면서도, SGD처럼 너무 불안정하지도 않습니다.
100명의 팀원이 함께 내린 결정은 한 명의 즉흥적인 결정보다 훨씬 안정적이니까요.
또한, 현대 컴퓨터의 구조는 미니배치 방식에 매우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컴퓨터의 계산 장치(GPU)는 여러 개의 계산을 동시에 처리하는 ‘병렬 처리’에 능숙합니다.
데이터 하나를 처리하는 것보다, 64개 또는 128개의 데이터를 한 묶음으로 던져주고 ‘이거 한 번에 계산해!’라고 명령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마치 한 명의 직원에게 64개의 서류를 하나씩 차례로 주는 것보다, 64명의 직원에게 서류를 하나씩 나눠주고 동시에 처리하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빅데이터 시대의 AI 개발은 사실상 ‘미니배치’ 방식이 평정했다고 해도 충분합니다.
데이터가 많을수록, 우리는 전체를 보려는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대신, 데이터를 현명하게 나누고, 그 작은 부분들의 지혜를 모아 전체를 이해하는 방식을 선택해야 합니다.
이것은 비단 AI 학습뿐만 아니라,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중요한 통찰을 줍니다.
거대한 문제 앞에서 압도당하기보다는, 문제를 작은 조각으로 나누어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죠.
AI가 길을 잃고 헤매지는 않을까요?
우리는 계속해서 AI를 산을 내려가는 등산가에 비유해 왔습니다.
목표는 가장 낮은 골짜기, 즉 실수가 0에 가까워지는 지점입니다.
하지만 안개가 자욱한 이 산에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가장 낮은 진짜 골짜기(전역 최적해)가 아니라, 그럴듯해 보이는 가짜 골짜기, 즉 움푹 파인 웅덩이(지역 최적해)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습니다.
만약 등산가가 이런 웅덩이에 빠지면 어떻게 될까요?
웅덩이 안에서는 사방이 모두 오르막길처럼 보입니다.
등산가는 ‘아, 내가 가장 낮은 곳에 도착했구나’라고 착각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릴 수 있습니다.
AI 학습도 마찬가지입니다. 더 이상 실수가 줄어들지 않는 지점에 도달했지만, 그곳이 사실은 최선의 정답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AI가 이런 함정에 빠져 길을 잃고 헤매지 않도록 도와줄 방법은 없을까요?
여기서 세 등산가의 서로 다른 성격이 다시 한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가장 위험한 것은 신중한 장군님, ‘전체 배치’ 방식입니다.
그의 발걸음은 매우 부드럽고 안정적입니다. 항상 가장 가파른 내리막길로만 움직이죠.
그래서 한번 웅덩이에 발을 들이면, 그 안에서 가장 낮은 지점에 안착한 뒤에는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합니다.
웅덩이 밖으로 나가려면 잠시 오르막길을 올라야 하는데, 그의 원칙은 절대 오르막길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면, 성급한 탐험가 ‘확률적 경사 하강법’은 이런 웅덩이를 탈출할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그는 한 사람의 말만 듣고 움직이기 때문에, 때로는 엉뚱한 정보에 휘둘려 오르막길로 향하기도 합니다.
평소에는 단점처럼 보였던 이 ‘불안정한 비틀거림’이, 웅덩이에 갇혔을 때는 오히려 탈출을 위한 역동적인 에너지가 되어 줍니다.
이리저리 휘청거리다 보면, 우연히 웅덩이 밖으로 튕겨져 나와 더 낮은 진짜 골짜기를 향한 여정을 계속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현명한 팀장 ‘미니배치’는 어떨까요?
그는 SGD만큼 역동적이지는 않지만, ‘전체 배치’보다는 훨씬 유연합니다.
작은 팀의 의견만 반영하기 때문에 약간의 노이즈, 즉 약간의 비틀거림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적절한 수준의 비틀거림이 웅덩이를 탈출할 수 있는 충분한 힘을 제공해 주곤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AI가 길을 잃지 않도록, 일부러 약간의 ‘소음’이나 ‘무작위성’을 학습 과정에 포함시키기도 합니다.
항상 정답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가끔은 일부러 약간 헷갈리게 만들어서 더 넓은 시야를 갖게 하는 셈입니다.
마치 온실 속 화초처럼 너무 안정적으로만 자란 아이보다, 때로는 넘어지고 실수하며 자란 아이가 더 어려운 문제를 잘 해결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결국 AI가 길을 잃지 않게 하는 비결은, 역설적이게도 너무 안정적인 길만 고집하지 않는 데 있습니다.
적절한 탐험 정신과 유연한 사고방식을 불어넣어 주는 것, 그것이 바로 AI를 진정으로 똑똑하게 만드는 스승의 역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완벽해 보이는 길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AI의 학습 과정을 통해 또 한 번 배우게 됩니다.
완벽한 정답은 없나요? 끊임없이 발전하는 학습법
지금까지 우리는 세 가지 기본적인 등산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하지만 현실의 산악인들이 나침반과 지도만 가지고 등산하지 않듯이, AI의 학습법도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과학자들은 세 가지 기본 방법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 즉 ‘옵티마이저’를 개발해 왔습니다.
마치 기본 등산화에 특수 스파이크를 달거나, 충격 흡수 장치를 추가하는 것처럼 말이죠.
이 발전된 학습법들은 이름은 조금 더 복잡하지만, 그 근본적인 아이디어는 우리가 이미 배운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모멘텀’이라는 방법이 있습니다.
‘관성’이라는 뜻이죠. 이 방법은 마치 언덕을 굴러 내려가는 공과 같습니다.
공은 이전에 굴러오던 방향과 속도를 유지하려는 성질이 있습니다.
AI 학습에도 이 관성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이전 단계에서 내려오던 방향을 어느 정도 기억했다가, 다음 걸음을 내디딜 때 그 방향을 참고합니다.
이렇게 하면, SGD의 심한 비틀거림을 줄여주고, 골짜기를 향해 좀 더 부드럽고 빠르게 나아갈 수 있습니다.
마치 한번 가속도가 붙은 썰매가 작은 굴곡은 무시하고 미끄러져 내려가는 것과 같습니다.
또 다른 유명한 방법으로는 ‘아담’이 있습니다.
오늘날 가장 널리 쓰이는 방법 중 하나로, 수많은 AI 모델의 숨은 공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담은 앞서 말한 모멘텀의 아이디어에 더해, 또 다른 영리한 전략을 사용합니다.
바로 ‘상황에 맞춰 보폭을 조절하는 기술’입니다.
산을 내려갈 때를 생각해 보세요. 경사가 완만한 평지에서는 성큼성큼 큰 걸음으로 나아가도 안전합니다.
하지만 경사가 아주 가파른 비탈길에서는 조심스럽게 보폭을 줄여야 넘어지지 않습니다.
아담은 바로 이 원리를 적용합니다.
지금까지의 학습 과정을 지켜보면서, 각 상황에 맞는 최적의 보폭(학습률)을 자동으로 조절해 줍니다.
어떤 방향으로는 과감하게, 어떤 방향으로는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는 것입니다.
덕분에 우리는 이 보폭을 일일이 신경 써주지 않아도, AI가 알아서 똑똑하게 학습 속도를 조절하며 안정적으로 산을 내려갈 수 있습니다.
마치 최고의 등산 전문가가 옆에서 계속 코칭해주는 것과 같은 효과를 냅니다.
이 외에도 Adagrad, RMSprop 등 다양한 이름의 발전된 학습법들이 있습니다.
이 모든 방법들의 공통적인 목표는 단 하나입니다.
어떻게 하면 더 빠르고, 더 안정적으로, 그리고 더 깊은 골짜기를 찾아낼 수 있을까?
완벽한 정답은 아직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의 수많은 연구자들은 더 나은 학습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에게 중요한 사실을 알려줍니다. AI 기술은 완성된 것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는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모든 것을 완벽하게 알아야 한다는 부담감은 내려놓아도 괜찮습니다.
대신, 이 똑똑한 아기가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 그 기본적인 원리를 이해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기술의 발전은 결국 우리를 돕기 위한 것이니까요.
마치며
기술의 복잡함에 길을 잃고 헤매는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새로운 용어들 앞에서, 나만 뒤처지는 것 같은 불안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늘 우리가 함께 살펴본 AI의 학습 원리는 어떤가요?
거대한 산을 내려오는 등산가의 이야기. 신중한 장군, 성급한 탐험가, 그리고 현명한 팀장의 선택에 대한 비유는, 생각보다 우리 삶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기술 용어를 암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기술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어났고, 어떤 고민과 선택의 과정을 거쳐 발전해 왔는지, 그 근본적인 ‘이유’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AI는 스스로 생각하는 신비로운 존재가 아닙니다. 데이터를 통해 세상을 배우고, 실수를 줄여나가며 정답을 찾아가는, 지극히 논리적이고 성실한 학습자일 뿐입니다.
우리는 그 학습자에게 가장 좋은 길을 안내해주는 스승이자 동반자가 될 수 있습니다.
기술의 속도가 때로는 버겁게 느껴질지라도,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 감각입니다.
이 기술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그리고 그 여정에서 나의 역할은 무엇인지 차분히 생각해 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오늘 배운 작은 지식이 여러분의 마음속에 작은 용기의 씨앗이 되기를 바랍니다. 다음에 AI라는 단어를 마주했을 때, 막연한 불안감 대신 호기심 많은 아기나 성실한 등산가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기술은 결국, 그것을 이해하고 올바르게 사용하려는 사람의 손에서 가장 밝게 빛나기 때문입니다.
토론
댓글